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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연인끼리 가족끼리, 우리 ‘책길’만 걷자 – 경의선 책거리
등록일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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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와요. 좋아하는 책들도 많고, 의자도 편하고, 음악도 좋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거든요. 관심 분야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참여해보려고도 해요. 좋은 공간에서 좋은 책을 볼 수 있고, 편하게 보다가 살 수도 있으니까 그게 장점 같아요.”
3월 24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 ‘문학산책’ 부스에서 만난 독자 한희씨의 이야기다.
경의선 책거리는 출판사가 밀집된 홍대앞의 특화된 출판인프라를 기반으로 조성된 전국 최초의 책 테마거리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연장 250m, 면적 6441㎡ 구간에 만들어졌다. 마포구는 사업비 33억8000만 원을 투입해 2016년 10월 조성을 완료했다.
경의선 철길을 걷어내고 그 위에 만든 경의선 책거리는 ‘열차’ 콘셉트를 살려 조성해 눈길을 끈다. 열차 모양의 도서부스 14개동과 시민이 사랑하는 책 100선 조형물, 텍스트를 형상화한 숲 조형물, 옛 서강역사를 재현한 미니플랫폼 등을 만날 수 있다.
경의선 책거리는 한국출판협동조합이 3년간 위탁 운영한다. 경의선 책거리의 핵심사업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전시, 체험, 만남이다. 도서 전시 홍보 사업과 함께 어린의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작가와 독자의 만남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상시 운영되는 ▲ 여행산책 ▲ 예술산책 ▲ 아동산책 ▲ 문학산책 ▲ 인문산책 ▲ 테마산책, 여섯 개의 도서 부스에서는 테마별로 엄선된 책을 편하게 읽어보고 구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요일마다 다양한 문화·정보·교육·전시 프로그램이 열린다. 경의선 책거리 인터넷 카페(cafe.naver.com/gbookstreet)에서 프로그램 일정을 확인하고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마포구의 발표에 따르면 경의선 책거리 개장 두 달 동안 11만7000여 명(2016년 12월 말 기준)이 다녀갔다. 평일에는 하루 평균 1195명, 주말에는 그 두 배인 2722명 꼴이다.
3월 24일 만난 ‘문학산책’ 부스의 책방지기 김유미씨에게 주로 어떤 독자들이 이곳을 찾는지 물었다. 김유미씨는 “홍대 학생들과 데이트하는 연인들, 아이들하고 같이 산책하러 나온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대답했다. 독자들이 이곳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물으니, “산책과 독서가 결합된 점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부스별 테마를 재미있어 하는 분들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동산책’ 부스의 책방지기 이아무개씨는 최근 곳곳에서 많이 생기고 있는 북카페와 비교해서 경의선 책거리의 장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카페는 신간이 부족하거나 주인장의 취향에 너무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요. 여기는 신간이 많고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해요. 테마별로 프로그램이 골고루 있는 것이 장점이죠. 그리고 북카페에서 책을 읽으려면 커피 한 잔이라도 사서 마셔야 하는데, 여기는 아이들하고 같이 간식을 싸와서 먹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이씨는 “주민분들 중에 ‘이런 데가 있다니, 이 동네에 살면서 왜 몰랐지?’ 하고 놀라시는 분들이 많다”며, 방문하는 독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홍보와 안내가 부족하고, 벤치나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갖춰야 할 것이 많다고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예술산책’ 부스에서 만난 독자 이예지씨는 어머니 김경희씨와 함께 큰 양장본 사진집을 보고 있었다. 이예지씨는 “작년 12월에 우연히, 예쁜 길이 생겼다는 걸 알게 돼서 이번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며 “서점은 답답한 느낌인데, 여기는 테마별로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경희씨는 “부스 바깥으로 자연이 있어서 서점 구석에서 책을 보는 것보다 좋다”며 “테마별로 만들어진 큐브식 부스 모양이 재미있고 특색 있어서 다음에 또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의선 책거리 조성사업은 2016년 제1회 대한민국 책읽는 지자체 대상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을 수상했고, 2017년 제1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 2017년 3월에는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이 선정하는 ‘명품정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운영요일 화~일요일(월요일 휴무)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장소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버스 동교동삼거리 정류장, 산울림소극장 정류장)
전화 02-324-6200
이메일 gbookstreet@koreabook.or.kr
카페 cafe.naver.com/gbookstreet
인스타그램 instagram.com/gbook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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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진최규화(북DB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