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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사라졌다’는 자조가 들려오는 시대다. 반면 ‘꿈이 희망이다’라고 여전히 힘주어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7년 <꿈꾸는 다락방>을 쓴 뒤 ‘국민 꿈 멘토’를 자처해온 이지성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다. “생생하게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그의 말은 지난 10년 간 250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고, 올해 여름 <꿈꾸는 다락방>은 10주년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태어나 다시 독자들 마음의 문에 노크하고 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책으로만 나누기엔 아쉬운 꿈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0월 20일 저녁,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 자리한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이지성의 다시, 꿈꾸는 다락방’ 북잼콘서트가 열렸다. 16번째인 이번 북잼콘서트에도 이제 막 꿈을 꾸기 시작한 10대 청소년부터 ‘꿈꾸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40~50대 중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했다. 이지성 작가가 무대에 올라 카오스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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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을 돌아봤을 때 꿈을 꾸면 이루어지더군요.”

이지성 작가가 한동안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전한 뒤 마지막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결론은 명쾌했지만 그 과정이 녹록하진 않았다. 결혼부터 험난했다. 마흔 살에 스물일곱인 여자를 만나 세 번이나 거절을 당했다. 세 번째 차였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한국에 못 있고 인도 갠지스강으로 도피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가 결혼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 결국 2015년 6월 당구선수인 차유람과 결혼에 골인했다.

그에 앞서 베스트셀러작가가 되기까지는 더 힘들었다. 20대 때 이미 아버지 보증빚이 20억 원에 이른 그였다. 가족들이 걱정할 때마다 그는 말했다. “기다려라.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서 한번에 갚으면 된다.” 가족들은 “정신 못 차린다”며 그를 한심하다고 보기 일쑤였다.

초등학교 교사 시절, 화장실도 재래식인 창고를 개조한 옥탑방에 살면서 물은 학교 도서관에서 받아다 쓰고 반찬은 급식 남은 걸 먹으면서도 작가의 꿈은 항상 그와 함께 했다. 책 14권을 써서 다 망하고, 처음 쓴 자기계발서를 출판사 120군데에서 거절당했어도 그는 계속 글을 썼다. 여전히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면서. “현실은 거짓이고, 가슴에 있는 꿈이 진실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마침내 그는 꿈을 꾼 지 14년 만에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꿈에 도전하고 있다. 해외 빈민촌에 100개의 학교를 짓는 꿈이다. 이전의 꿈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은 모두 “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24개의 학교를 지었다. 그는 “마음으로 믿으면 현실이 된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리고 <꿈꾸는 다락방> 마지막에 썼듯이 “비록 지금은 성공의 꿈을 꾸더라도 나중에는 성자의 꿈을 꾸어라”면서 ‘나눔’ 역시 꿈으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이지성 작가는 관객들에게 전하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인간에게만 4차원적인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미래를 창조하는 능력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을 믿으면 됩니다. 불가능한 걸 가능하다고 믿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제가 저의 미래를 믿었듯이 여러분도 여러분의 가능성에 대해 ‘NO’라고 하지 마세요.”

강연에 이어 인터파크 북DB 주혜진 기자와의 꿈토크, 현장 질의응답이 계속됐다.

Q 지금 “꿈이 없어요”라는 10대, 20대 청년들도 많은데 그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꿈은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는 저절로 생기는 거죠.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처럼요. 이런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집안의 문화 등으로 자생적으로 생긴 건데 이 경우도 부모님이 그런 꿈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 거죠.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원래 꿈이 시인이었어요. 그런데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꿈을 제가 스스로 만들었어요. 꿈이란 건 내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꿈을 이룬 사람들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씀드려요. 어떤 사람은 그래요. “위인전을 백날 읽어도 내가 위인이 못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누가 위인이 되래요? ‘한 사람이 꿈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면 인류 역사가 바뀔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내 삶에 적용하는 거예요. 우리는 우리 삶만 바꾸는 걸로 충분하니까.

‘꿈이 없다, 나에게 꿈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꿈에 대한 책을 읽고 꿈을 이미 이룬 사람들을 만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수능시험이 다가 오고 있는데 고3 학생들이나 고3을 둔 학부모님들께 해줄 조언이 있으신가요?

믿음이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나에게 절실함이 있으면 믿는 거예요. 믿었을 때 뇌과학적으로도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엔돌핀 같은 것들이 나와서 적게는 서너 배에서 많게는 열 배 이상 기억력을 높여주죠. 물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내 꿈은 서울대’라고 붙여놓고 논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망상인 거죠. 당연히 노력은 기본인데 믿고서 1시간 공부하는 게 믿지 않고 3일 공부하는 것보다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런 사실을 믿고 남은 기간 공부를 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책에 사람은 무의식 중에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쓰셨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슬럼프가 찾아올 때는 어떻게 VD를 하면 좋을까요?

지금도 그렇지만 힘들 때 제 방에는 코팅해서 붙여놓은 게 굉장히 많았어요. 수영선수가 딴 금메달 사진이나 유명작가 사진, 베스트셀러작가 60명의 인터뷰를 직접 타이핑 쳐서 붙여놓기도 했죠. 주변에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부정적인 생각을 할 틈이 없도록.

인터넷을 해도 만날 꿈과 성공을 검색했어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끝없이 찾아서 봤고요. 너무 힘든 시절에는 죽고만 싶은 날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때도 도서관에서 가서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죠. 이미 읽었던 책을 읽고 또 읽는 거예요. 계속 나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서 방심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내가 없애 버리는 거죠. 꿈을 갖고 꿈을 믿는다는 건 그만큼 치열한 노력이 필요해요

Q <꿈꾸는 다락방>에 여러 위인, 유명인들의 사례가 나오는데 그 중 작가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은 누구였나요?

이순신 장군이요. 힘들 때 늘 장군님을 생각했어요. 명량해전을 보면 이분에게는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는 게 보여요. 133척의 일본 배가 오는데 13척 끌고 가잖아요. 12척이 무서워서 뒤에서 못 따라오는데도 혼자 가죠. 초등학교 교사 시절 사회적으로 모든 게 막혔을 때 매일 아침 ‘네가 과연 장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가?’라고 저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아니었거든요.

또 다른 인물은 베트남의 호치민입니다. 호치민이 40대에 스파이 혐의로 중국 지하감옥에 갇힙니다. 그 시절 40대는 지금으로 치면 환갑으로 보면 돼요. 그때 중국인 동지가 옆에서 얼어 죽어요. 그때 호치민이 시를 씁니다. ‘내 몸이 비록 감옥에 있지만 나의 마음은 용이 되어 하늘을 날아가고 있네’라고. ‘나는 죽을 일이 없고 베트남의 용이 될 것이다, 베트남의 독립을 이룰 것이다’고 노래한 거죠. 힘들 때 호치민 같은 사람을 생각해요. ‘내가 지하감옥에 있는 호치민보다 더 힘든가?’ 아니죠. ‘이렇게 힘든 사람들도 꿈을 이루었는데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Q 꿈을 많이 강조하다 보니 노력이 약간 약화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과 노력을 어떻게 연관시켜야 할지, 또 작가님께서 나는 이렇게까지 노력해봤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충격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꿈을 이루는 것과 노력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놀라셨죠? 저는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면서 글을 쓴 게 20살 때부터예요.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글을 썼기 때문에 글 쓰는 시간도 부족했고요. 물론 하루에 서너 시간씩 자면서 죽어라 하고 노력은 했습니다. 하지만 노력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어려서부터 백일장에 나가 상 받으면서 작가를 꿈꾼 사람들이 저보다 훨씬 더 노력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책을 한 권도 못 낸 사람도 많고 자비로 책을 낸 사람도 많아요.

꿈이 이루어진다고 완벽하게 믿으면 노력 없이도 꿈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존재에요. 집단 무의식이 있어서 완벽한 믿음을 못 가져요. 부처는 자기가 부처가 될 거라고 완벽하게 믿어서 부처가 됐는데 이런 사람은 인류 역사에 몇 명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못 믿는 마음이 80% 이상 집단 무의식에 숨겨져 있어서 이 집단 무의식을 달래고 내가 꿈을 믿고 있구나를 믿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하죠. 노력을 열심히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꿈을 믿게 되는 거예요. ‘내가 이 정도로 노력했는데 내가 왜 꿈을 못 믿어? 나는 이룰 수 있어.’ 이 말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가 설정한 꿈에 걸맞은 최고의 노력을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요즘 작가님이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 꿈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세계적인 작품을 쓰는 거고요. 또 하나는 나눔입니다. 그 중 하나는 개성공단에 남과 북이 함께 하는, 통일된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는 학교를 만드는 거예요. 최근에 북에서 핵을 쏘아 올리면서 분위기가 안 좋은데 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 우리는 꿈을 꿔야 됩니다. 교육의 통일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통일이 된다는 마음으로 교육부에도 연락은 했는데 아직 답은 없네요.(관객 웃음)

또 하나는 전 세계 빈민촌에 100개의 학교를 짓겠다는 꿈이 있고요, 최근에는 그런 학교들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을 보급하려고 해요. 이미 몽골에 있는 한 학교에서 미국 주립대학교와 연계해서 시작을 했어요. 결과를 보고 교육과정을 강화해서 전 세계 160개국 빈민촌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꿈이 있어요. 마지막은 우리나라 대학에 지역아동센터에서 인문교육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 100개를 만들고 싶어요. 이미 팬 카페 회원들과 7년 넘게 해오고 있고요. 모두가 지금 이루어나가고 있는 것들이에요.

사진 : 남경호(스튜디오 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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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진신정임(북DB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