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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07일
북파크 카오스홀

[김진명 북잼콘서트] “미국, 북한을 도화선으로 중국 공격하려 해”

등록일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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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에 북한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면서 무력 충돌이 현실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가능성을 염두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에 김진명 작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9월 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에 자리한 북파크 카오스홀에는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북잼콘서트가 열렸다. 15번째로 열리는 이번 북잼콘서트는 최근 신작 장편소설 <예언>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는 김진명 작가가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자리를 통해 신간 <예언>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삶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느 북콘서트와 달리 남성 독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인기 가수의 공연이나 유명인의 참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객석이 꽉 들어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진명 작가는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의 핵 개발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북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공격하거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쟁은 아주 짧은 시간에 큰돈을 쏟아붓는 일인 데 반해 북한은 현재 전쟁에 쏟아 부을 만큼의 돈이 없다는 것이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에는 중공과 소련 세력이 등을 떠밀어 전쟁을 치렀지만, 현재는 그만한 힘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먼저 전쟁을 일으키거나 핵을 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 한국과 미국,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의 응징을 한 몸에 받기 때문이죠. 또한, 핵무기는 쏘겠다고 결정하고 실제로 쏠 때까지 시간이 꽤 많이 걸립니다. 미국 역시 북한을 먼저 공격할 일은 없을 거라 봅니다. 북한을 공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거든요. 공격하려면 헤아릴 수 없는 돈이 들뿐더러 감당해야 하는 뒤처리가 상당하거든요. 국제적인 비난을 한 몸에 받는 것 역시 자명하고요. 다만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쏘는 식으로 도저히 참지 못할 도발을 할 때는 바로 공격을 할 거라고 봐야죠.

여기서 미국이 노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북한은 공격할 만한 매력이 없지만, 중국을 향해서는 무력으로 충돌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이죠. 현재 미국이 북한을 구실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중국과 무력 충돌을 하려는 욕망과 계획, 음모를 상당히 갖고 있거든요. 현재 미국과 중국은 경제력으로는 상대가 안 됩니다. 중국은 엄청난 재정 흑자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 반대이거든요. 중국이 점점 부자가 되는 상황을 미국이 경제 논리에 맡긴 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으려는 겁니다. 미국 경제를 지키는 가장 큰 수단은 달러인데요. 현재 이 세계의 중요한 원자재는 모두 달러로만 거래하게 되어 있어요. 이 달러를 유지하지 못하면 갑자기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달러를 유지하는 힘은 바로 군사력에서 나오거든요. 현재 미국의 군사력은 중국의 10배 정도로 강합니다. 미국인들은 군사력만 강한 채로 경제적으로는 쇠락하고 싶지는 않은 거죠. 그래서 미국이 한반도를 놓고 하는 계산은 이렇습니다.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 귀찮고 힘들고 뒷감당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을 도화선으로 중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면 중국이 현재 가진 3조 5천억 달러의 현금과 3~4조 달러가량의 채권이 전부 휴짓조각이 되거든요. 그럼 달러와 석유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현재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고, 미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음모의 대략적인 내용이죠.”

이어 김진명 작가는 불안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벌었던 돈으로 건물을 샀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자신은 땅이나 집을 사고파는 것을 경계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이 자본주의 경험이 짧고 돈에 대한 가치관이 약하기 때문에 ‘돈이 제일이다’ ‘돈 없으면 죽는다’는 사고방식에 젖어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성세대들의 지나친 부동산 욕심은 가난한 이들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젊은이들의 밥상까지 빼앗은 꼴이 됐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지금처럼 젊은이들이 취직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사업도 하고 장사도 해야 하는데 요즘 같은 임대료와 땅값에는 꼼짝을 못합니다.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가치관 속에서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배려하지 않은 결과 오늘날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거죠.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증오만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 나름대로 세상사는 힘을 키워야죠.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힘이 있거든요. 첫 번째로는 재산, 배경, 지위, 권력, 외모 등 겉으로 보이는 외면의 힘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성실함, 신중함, 정의, 정직, 사랑, 희생, 순수함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이 있습니다.

이러한 내면의 힘을 발견하면 사람이 강해집니다.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은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달라지죠. 외면의 힘에만 매달리면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올라가도 허무해지기 쉬워요. 자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죠. 재벌들도 보면 내면의 힘이 부족한 탓에 돈에 휘둘려 엉뚱한 일을 벌이는 것이고요. 내면의 힘을 갖는 순간 겉으로 보이는 힘이나 돈은 다 헛것으로 보이고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가치, 삶에 대한 고민에 부딪히게 되죠. 그래서 젊은 시절에 무조건 돈을 벌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확고부동한 내면의 세계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내면의 힘은 독서를 통해 사색하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해요.”

김진명 작가는 내면의 힘이 가진 중요성을 언급하며 “1등만을 칭찬하는 부모는 아이를 불행에 빠뜨리기 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부를 잘 하지 못했던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독서를 통해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다양한 일화를 소개했다. 학문의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서운 집념으로 독서를 했던 경험을 비롯해 대학입학 시험을 어렵게 통과했던 순간, 이른 나이에 결혼한 뒤 아내와 보낸 신혼생활에 얽힌 비화, 아이의 공부를 집요하게 방해했던(?) 사연 등을 전하며 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가장 아끼는 작품은 <고구려>...역사가 될 거란 마음으로 써”

김진명 작가는 강연을 마친 뒤, 새움 출판사 김화영 편집자와 함께 대화를 주고받으며 독자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Q <예언>을 탈고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악착같이 노력해서 이루는 사람은 아니에요. 귀찮은 일은 최악이 될 때까지 미루고, 기쁜 일이 있으면 당겨서 씁니다. 그래서 탈고가 가까워지면 무지하게 술을 마십니다. (웃음) 어떨 때는 술을 지나치게 마셔서 탈고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지만요. 기분이 너무 좋아지거든요.

Q <예언>을 보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작가로서 살아가는 김진명에게 있어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현재까지 생명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생명체도 본능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그 한계를 넘어선 위대한 존재이죠. 하지만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결코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지점은 바로 가족 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Q <예언>을 읽는 독자들이 꼭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인간의 힘이라는 것이 꼭 돈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에만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의 가치관은 천박해지기 쉽죠. 삶 역시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인생에 닥친 환경이나 역경,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면서 본능에 따라 살지 않고 인간의 가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모두가 가는 길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인간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하죠. 그런 점에서 내면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해요.

Q 소설을 쓰실 때 소재는 주로 어디서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많은 독서를 한 덕분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직감적으로 소설의 소재를 발견합니다. 주로 많은 독자가 궁금해하는 문제를 선택하는데요. 그와 관련된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취재를 통해 얻기도 합니다. 가령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된 10.26사태를 취재할 때는 당시 사건의 관계자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위장하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산 쌀을 수출해 떼돈을 벌자는 식으로 접근해 오랜 시간 동안 취재를 했죠.

Q 그동안 쓰신 책 중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쓴 책 중에서 특히 아끼는 것은 <고구려>입니다. 얼마 전 미국 의회에서 고구려에 대한 자료를 중국과 우리나라에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보낸 자료는 바닥에서 천장을 넘어서는데 우리나라는 한 뼘 정도에 불과했어요. 그럼 미국에서 고구려를 어느 나라의 것으로 생각하겠습니까.

고구려는 700년이나 지속된 우리의 역사이지만 안타깝게도 종이 한 장 남아있는 게 없습니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게 있다면 압록강 건너편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충주에 있는 고구려비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마음껏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면서 고구려를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죠. 저는 <고구려>의 이야기가 훗날 교과서가 되고 역사가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삼국지보다 더욱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10년여에 걸쳐서 제 영혼을 쏟아부은 작품이고, 지금도 집필을 마무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예언>을 통해 2025년에 한반도가 갑작스럽게 통일될 것이라 하셨는데요. 이것이 진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섣부르게 통일하는 것은 서로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서로 50년 정도 준비기간을 두고 조금씩 통일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데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뒤를 보지 않고 그냥 뭉치고 보는 겁니다. 지금의 북한을 봐서는 서로 거리를 두고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북한 내부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래서 2025년 쯤 갑자기 통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민족이 갑작스럽게 통일을 해버리는 것이지요.

사진 : 남경호(스튜디오2M)

by 글/사진윤효정(북DB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