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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날아다니고 포탄이 비 오듯 쏟아지며 4년간 60만 명의 사망자를 낸 남북전쟁의 중심에는 북군 총사령관 율리시스 심프슨 그랜트 장군이 있었습니다. 전쟁은 압도적 화력과 물량에 힘입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지요. 남군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은 북군사령관 그랜트 장군에게 사자를 보내 항복의 뜻을 전하며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을 각오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랜트 장군은 ‘무자비한 학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냉혹한 인물이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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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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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뜻밖에도 그랜트 장군은 “전쟁은 끝났소. 반란군이 다시 우리 국민으로 돌아왔소”라고 말하며 남군 장병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식량까지 제공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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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으나 미국사와 세계사의 물줄기가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랜트 장군의 뜻밖의 관대한 처분이 남부와 북부의 더 큰 분열을 막고 하나의 국가로 건재하게 함으로써 훗날 초강대국 미국의 기틀을 다지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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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장군은 왜 남군 장병들에게 그토록 관대한 처분을 내렸을까요?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그를 오랫동안 괴롭힌 ‘편두통’의 영향이 컸다는 겁니다. 남북전쟁의 마지막 격전 중에도 그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으나 남군 사령관 리 장군의 사자가 도착했을 때 기적적으로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이 예기치 않은 상황이 그의 심경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고, 이튿날 회담장에서 리 장군을 만나 뜻밖의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이지요. 한 전쟁영웅을 괴롭힌 뇌질환이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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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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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에는 뇌하수체 종양의 영향으로 로마제국을 멸망 위기로 몰고 간 거인 황제 막시미누스 트락스 이야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를 구해낸 잔 다르크의 영웅적 행동이 그의 뇌를 지배한 측두엽 뇌전증 때문이라는 놀라운 이야기, 영국 해군제독 더들리 파운드가 뇌종양으로 인한 치명적 오판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꿀 뻔한 이야기 등 21명 역사적 인물들의 뇌에 침투하여 중요한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게 하여 세계사를 바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빼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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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세계사의 복잡 미묘하고 역동적이며 흥미진진한 관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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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하연 인터파크도서 역사MD(wintersea@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