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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치기 아까운 좋은 책을 발굴하기 위해 인터파크에서 실시한 ‘굿북 프로젝트’ 1기 최종 선정작에 대한 전문가 리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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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이 필요한 분에게 드리는, 굿북 처방전

 

● 한 줄 처방전

“빠진 배꼽을 다시 꼽아야겠다고요? 그렇다면 줄리언 반스의 모든 작품을 다 찾아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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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분
흥미로움 ★★★★★    “현실판 야동순재랄까”  
트렌디함 ★★★★      “먹방의 최종적 진화일 수도”
아름다움 ★★          “웃긴 걸로 충분한데 아름답기까지 할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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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독자에게 좋아요
요즘 통 밥맛도 없고 기분이 우울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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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용 시 주의 사항
이 에세이만으로 줄리언 반스의 진가를 다 알았다고 여긴다면 그건 곤란
 
● 발행처
웃게 만드는 책이라면 환장하는 철없는 성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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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라는 감탄사는, 옛날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구어체로는 잘 쓰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거나 당할 때 탄식조로 내는 소리’다. 하지만 이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서 주로 사용될 때는 ‘탄식’보다는, 뭔가를 익살스럽게 표현할 때다. ‘맙소사’는 로완 앳킨슨이 연기한 ‘미스터 빈’의 행동을 두고 사용하면 딱 알맞을 단어다. 나는 가끔 ‘맙소사’라는 단어만으로 책을 읽은 감상을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어이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책을 읽고 나서도 이 단어를 쓸 수도 있겠지만, 형편없는 책의 경우 굳이 그 감상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나는 폭소를 터뜨릴 만큼 웃기면서도 지성적인 충족감을 주는 책을 읽고 나면 ‘맙소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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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내가 이 단어를 쓴 것은 딱 두 번이다. <독서만담>(박균호/ 북바이북/ 2017년)과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줄리언 반스/ 다산북스/ 2019년)를 읽으면서였다. 책 좀 읽는다는 독자라면 줄리언 반스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 현대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수식으로는 뭔가 조금 부족하다. 그에 대해선 ‘우리 세기의 문학을 상징하며, 오백 년쯤 후에도 기억될 작가’ 정도로는 표현해야 적절할 듯싶다. 하지만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는 그의 소설 작품들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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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작가 줄리언 반스가 자신의 허당끼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에세이다. 지성인답게 그는 책을 신뢰한다. 요리책에 적힌 레시피대로만 만들면 분명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그는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그의 요리는 어떤 식으로든 늘 실패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백 권이 넘는 요리책을 사고, 그 책들을 분석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끝없이 투덜거리며, 그렇게 그는 집요하게 요리를 연구한다. 나중엔 그가 연구하는 것이 요리인지, 인생의 보편적 원리인지 자꾸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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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이 책에만 권장하고 싶은 독법이 있다. 일단 인터파크도서 사이트에 들어가 그의 사진을 먼저 찾는다. 아우라가 넘치는 이 영국신사의 근엄한 얼굴을 30초 정도 응시한 후에 책을 읽어보시라. 이렇게 하면 줄리언 반스가 부엌에 들어가 미스터 빈처럼 행동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맙소사! 반스 선생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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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는 박장대소를 터트리게 만드는, 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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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성신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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