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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열심히 일해 쭉쭉 승진하던 여성이 나이 40이 넘자 더 이상의 높은 자리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유리천장 ’이라 불리는 보이지 않는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최종 승진은 어떤 남성 동료가 가져갔는데,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그 여성이 말했다.

그 친구는 자신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어떤 마법 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마법이 무엇인지 감이 오는 일이 있었다.

물을 끓이며 밥솥을 열어본다. 밥도 남았다! 아침을 새로 안 지어도 된다. 어제 끓인 된장국도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깨워, 씻겨, 먹여, 사이사이 원고 써, 얼마나 분주한 아침이었던가. 그때보다 훨씬 여유가 생긴 지금의 아침 시간만으로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아기를 낳으면서 전업주부가 된 내 친구들은 중간중간 바깥일에 대한 유혹을 받는단다. 일단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심하게 갈등한다. 웬만큼 키워놓았으니 나가서 일을 해볼까 싶은 것이다.

명절에 고향에 갔을 때, 옛날 친구의 소식을 들었을 때, 특정한 냄새를 맡았을 때, 어떤 사물을 보았을 때 등 불현듯 추억이 끌려나오는 때가 있다. 추억이 한 조각 나오기 시작하면 때로는 며칠이고 계속해서 끌어내 보고 싶은 때가 생긴다.

주말이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는 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을 소재로 한 기사가 올라온다. 주말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제시할 테니 클릭해보라는 뜻일 텐데, 나는 어찌나 순종적인지 정말 클릭해본다. 그러면서 매번 감탄한다.

아들이 축구에 너무 빠져 고민인 이가 있다. 그 집 아들은 유럽 프리미어리그를 밤새워 보고, 점심시간에도 밥은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전자게임도 축구 게임만 한단다.

나 어렸을 때만 해도 먼 친척과의 왕래가 잦았다. 서울에 있던 우리 집에 시골 친척들이 와서 종종 묵었고, 서울 다른 동네에 사는 촌수가 먼 친척 할머니 댁에 인사도 자주 다녔다. 우리 형제는 약수동에 사는 친척 할머니를 “사탕할머니”라고 부르며 특히 좋아했다.

여럿이 모여 옛날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라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달동네에 살았지만 인정이 있었다는 둥, 도시락 반찬을 화려하게 싸지는 못했지만 이런 입시지옥은 아니었다는 둥, 옷을 물려 입는 게 그렇게 싫었지만 그래도 형제 사이가 좋았다는 둥,

나에게도 직업병이 찾아왔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관리를 제대로 안 한 내 탓에 생긴 병이지, 꼭 직업만 나무라기도 미안하다. 일단 목이 굽어서 아프고 좌우로 돌아가지 않았다. 컴퓨터를 나쁜 자세로 오래 들여다보아서일 것이다. 어려서부터도 계속 구부정한 자세로 책을 보았고, 스트레칭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